2026년 7월 현재,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UNFCCC) 당사국들의 탄소중립 달성 시한이 24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국들의 정책 이행 수준이 국제사회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기후행동추적(CAT)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각국이 제출한 국가결정기여(NDC) 목표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산업화 이전 대비 2.4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리협정이 제시한 1.5도 목표와는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후속 집행이 현 행정부에서 속도를 달리하면서 정책 연속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연방 차원의 청정에너지 보조금 일부가 재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캘리포니아·뉴욕 등 민주당 주지사가 이끄는 주 정부들은 자체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재생에너지 의무화 비율 상향을 통해 연방 정책의 빈틈을 메우는 모양새다. 미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2005년 대비 50~52% 감축)에 대한 달성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 과금 단계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탄소 가격 기준점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CBAM은 철강·시멘트·알루미늄·비료·전력·수소 등 탄소 집약적 수입품에 EU 역내 탄소가격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Fit for 55' 패키지를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동유럽 일부 회원국의 석탄 의존도 문제와 에너지 빈곤층 대책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해졌다.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 2030년 탄소 피크(배출 정점)를 공식 목표로 내걸고 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태양광·풍력 설비 용량에서 이미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석탄 발전 비중이 여전히 전체 전력 생산의 50%를 넘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탄소 감축 속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전국 단위 ETS를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다.
한국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 2018년 대비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제3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통해 무탄소에너지(CFE) 확대와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두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을 무탄소 전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됐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고, 산업계 감축 부담 분배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한국이 CBAM 등 무역 연계 탄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수출 경쟁력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가 각국의 탄소 감축 궤적을 결정짓는 '임계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책 일관성과 재정 수단의 실효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