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과학기술 클러스터가 지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6년 7월 현재 특구 내 입주 기업 수는 2,400여 개를 넘어섰으며, 고용 인원 역시 7만 5,00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8%, 6% 증가한 수치로, 전국적인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대전 과학기술 클러스터가 독자적인 성장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구 내 기술 사업화 실적 또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특구 소속 연구기관 및 대학에서 발생한 기술 이전 건수는 600건을 넘어섰으며, 기술료 수입도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핵심 연구기관들이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가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전시와 대덕특구진흥재단은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대덕 혁신 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특구 내 창업 보육 공간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벤처캐피털(VC)의 대전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과 매칭 펀드 조성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역 대학과 연계한 고급 인력 공급 체계를 강화해 기업들의 인재 유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 클러스터 관련 산업의 대전 지역 내 생산 유발 효과는 연간 12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산되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구 종사자들의 소비 지출이 유성구를 중심으로 도심 상권까지 확산되면서 요식업·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도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대전 지역 내 청년 취업률 역시 특구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연구 인력의 수도권 이탈을 막기 위한 정주 여건 개선과 주거비 지원 문제, 그리고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애로 해소가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전 과학기술 클러스터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 및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대덕특구를 국가 전략 거점으로 지정해 예산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정책적 뒷받침 여부가 클러스터의 도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