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약 7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난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과정에서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청소년 수는 한 해 평균 6만 8천 명에서 7만 명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누군가의 자녀이고, 이웃이며, 이 사회가 책임져야 할 미래 세대다. 그러나 국가의 시선은 여전히 학교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는 2015년 제정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에 따라 전국 220여 개의 꿈드림 센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검정고시 준비, 직업훈련, 심리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실질적 서비스 이용 인원은 약 3만 명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다. 즉,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이 어떤 공적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발굴'이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이 어디에 있는지 국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학업 중단 후 꿈드림 센터 등록까지의 평균 공백 기간이 1년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는 이 구조적 허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가정 해체, 빈곤, 학대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일수록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 가장 지원이 절실한 이들이 가장 늦게 발견된다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비교 국가 사례를 보면 한국의 대응이 얼마나 소극적인지 드러난다. 영국은 16~18세 교육 의무화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 자체를 줄이는 선제적 접근을 택하고 있으며, 각 지방정부가 이탈 청소년을 6주 이내에 추적·연계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핀란드는 청소년보증제도(Youth Guarantee)를 통해 25세 미만 모든 청소년이 3개월 이내에 교육·훈련·취업 중 하나에 연결되도록 보장한다. 한국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체계적 의무 규정이 사실상 없다. 발견하면 연계하는 수동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이 문제를 방치할 이유가 없다. 학업 중단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할 경우, 복지 비용·범죄 예방 비용·공공의료 비용 등으로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훨씬 크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고등학교 중퇴자 한 명이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은 평균적으로 졸업자 대비 수억 원에 달한다. 한국 역시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선제적 예방 투자보다는 사후 대응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제도 개선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발굴 체계의 디지털화다. 교육부·여성가족부·복지부·경찰청 등 부처 간 데이터를 연계해 학업 중단 즉시 자동 알림과 연계가 이뤄지는 통합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는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같은 청소년이 각 부처에서 다른 이름으로 관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둘째, 지역 기반 전담 인력의 확충이다. 꿈드림 센터 1곳당 평균 전담 인력은 5명 미만으로, 수백 명의 청소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셋째,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낙인 해소다. '중퇴자'라는 인식 자체가 이들의 사회 재진입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교육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 빈곤, 가정폭력, 정신건강, 취업 등 다층적 문제가 얽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2023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예산은 약 460억 원 수준으로, 이는 학생 1인당 지원액이 정규 교육 예산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예산의 규모가 정책 의지의 크기를 대변한다면, 이 숫자는 국가가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교육 시스템에서 실패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 시스템이 그들을 담아내지 못한 것이다. 7만이라는 숫자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7만 명이 사회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촘촘한 그물망을 짜는 것이 더 시급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청소년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하루하루가 쌓여 돌이키기 어려운 격차가 된다. 국가는 더 이상 그 침묵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