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대 달성, 신생 공장이 써 내려간 이례적 기록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누적 생산 25만 대라는 상징적 이정표를 달성했다. 2021년 양산 체제를 갖춘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이룬 성과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신생 공장으로서는 이례적인 속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 위탁 생산 방식으로 경형 SUV '캐스퍼'를 생산하며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왔다. 광주 지역 제조업의 부활을 상징하는 사례로, 지역사회와 산업계 양측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노사민정 상생 모델의 탄생 배경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광주형 일자리'라는 노사민정 상생 모델을 기반으로 2019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지역 상생형 일자리 기업이다. 광주광역시가 지분 참여를 통해 지원하고, 현대자동차가 위탁 생산 계약을 맺는 독특한 구조로 출발했다. 이 모델은 적정 임금과 노동시간 준수를 전제로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이어서, 전국 각지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설립 당시 1,000여 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며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스퍼 흥행과 전기차 확장, 안정적 생산 기반의 핵심 동력

GGM의 생산 성과를 이끈 핵심 동력은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다. 캐스퍼는 출시 이후 경형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며 월평균 수천 대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해왔다. 특히 온라인 전용 판매 방식이라는 혁신적 유통 채널을 적용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점이 주목받았다. 전기차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 출시로 수요층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GGM의 생산 물량도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 상생 협약 갱신, 왜 지금이 결정적 시점인가

25만 대 돌파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노사 상생 협약 갱신 문제는 GGM이 넘어야 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설립 당시 체결된 협약은 임금 수준, 노동시간, 복지 혜택 등에 대한 잠정적 합의를 담고 있었으며, 양산 체제가 안착하면서 이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생산성 향상에 걸맞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원가 경쟁력 유지를 강조하는 입장이어서 협상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사 신뢰 기반이 흔들릴 경우 광주형 일자리 모델 전체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협상 테이블 위의 쟁점 네 가지, 노사 입장 차 어디까지

현재 노사 간 협상 테이블에 오른 쟁점은 크게 임금·노동시간·고용 안정성·복지 혜택 등 네 가지 축으로 나뉜다. 근로자 측은 생산성 향상분을 임금에 단계적으로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주 52시간 엄격 준수와 정규직 전환 확대를 핵심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반면 사측은 완성차 업계 전반의 원가 경쟁 압박을 근거로 탄력적 인력 운용과 수익성 개선 이후 복지 확대라는 단계적 접근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협상 장기화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생산 현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경제 허브로서의 GGM, 파급 효과는 공장 담장을 넘는다

GGM은 광주 지역 경제에서 단순한 제조업체를 넘어 지역 생태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한다. 협력 부품사, 물류 업체, 서비스 업종 등 연관 산업에 걸친 간접 고용 효과는 직접 고용 인원의 수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지역 내 세수 증가와 소비 진작 효과도 함께 나타나, 지자체와 지역 사회 전반의 이해관계가 GGM의 안정적 운영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광주광역시도 노사 협상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원만한 합의를 위한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DV·전동화 시대, 위탁 생산 의존 구조의 중장기 리스크

전문가들은 GGM이 단순 위탁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기술 혁신 역량을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동화 전환 가속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 도래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위탁 생산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중장기적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차 외 추가 위탁 계약 다변화, 혹은 자체 브랜드 기획·개발 역량 확보 등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노사 상생 협약이 이러한 전략적 전환의 안정적 기반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GGM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국 상생형 일자리 모델의 시험대, GGM의 선택에 달렸다

GGM의 행보는 광주 한 지역의 사례를 넘어 전국 지역 상생형 일자리 모델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군산, 횡성, 밀양 등 각지에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벤치마킹한 상생형 일자리 사업이 추진됐거나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GGM이 노사 갈등 없이 협약을 성공적으로 갱신하고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유지한다면,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제조업 부흥이라는 국가 과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반면 노사 분규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상생형 일자리 모델 전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수 있어, 이번 협약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전향적인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