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약 7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 문밖으로 나선다.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의 통계를 종합하면, 현재 국내에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누적 기준으로 30만 명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이 중 공식적인 지원 체계인 '꿈드림 센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등록된 인원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말 그대로 국가의 시야 밖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단일하지 않다. 학업 부적응, 가정 해체, 또래 폭력, 경제적 어려움, 심리·정서적 위기 등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다. 2023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학업 중단 청소년의 약 38%는 '학교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21%는 가정 문제를 꼽았다. 이처럼 원인이 다층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응은 여전히 '학교 복귀'를 전제로 한 단선적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 학교 밖 삶 자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발굴 체계의 부재다. 학업 중단 청소년을 학교가 교육청에 통보하고, 교육청이 지원 기관에 연계하는 구조는 있지만, 실제 연계율은 30%대에 그친다. 특히 가출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연락을 거부하는 경우, 행정 시스템은 사실상 손을 놓는다.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지역사회 내 아웃리치(outreach) 전담 인력을 배치해 현장에서 직접 청소년을 찾아가는 방식이 국내에서는 아직 시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현실이다.

지원 서비스의 내용도 재설계가 필요하다. 현재 꿈드림 센터는 검정고시 준비, 직업 훈련, 심리 상담 등을 제공하지만, 프로그램 참여율은 등록자의 60% 수준이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재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과 관계다. 영국의 '유스 허브(Youth Hub)' 모델처럼 청소년이 스스로 찾아오고 싶은 복합 공간을 만들고, 주거·법률·의료·취업 지원을 원스톱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의 혁신이 요구된다.

법·제도의 공백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제정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제정 당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현실과의 간극이 커졌다. 법률이 규정하는 지원 대상 연령은 만 9세 이상 24세 이하지만, 실질적으로 서비스가 집중되는 연령대는 15~18세에 편중돼 있다. 초등학교를 이탈하는 10~12세 연령대와 성인 진입을 앞둔 20대 초반 청소년은 제도의 양쪽 끝에서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예산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2024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관련 여성가족부 예산은 약 500억 원 수준이다. 이를 지원 대상 청소년 수로 나누면 1인당 연간 7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같은 해 1인당 공교육 예산이 1,100만 원을 넘는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 사회가 학교 밖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예산의 절대 규모를 늘리는 것은 물론, 지역별 편차를 줄이기 위한 교부 방식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교 밖'을 일탈이나 실패로 규정하는 사회적 낙인은 청소년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막는 가장 높은 장벽이다. 학교 밖 청소년은 문제적 존재가 아니라, 다른 경로를 걷고 있는 시민이다. 국가는 그 경로 위에서도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7만 명의 침묵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응답해야 할 7만 개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