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인구 동향에 따르면, 한국은 2026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며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 반열에 올랐다. 유엔(UN)이 정의하는 초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인구 20% 이상)을 충족한 것으로, 고령화 사회(2000년)에서 고령 사회(2017년)를 거쳐 불과 9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전환된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급속한 인구 구조 변화는 기존 노인 복지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요양 인력 부족이 꼽힌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장기요양 등급 인정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지만, 요양보호사 현장 이탈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처우와 고강도 돌봄 노동이 맞물리면서 신규 인력 유입도 크게 둔화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요양 인력의 처우 개선 없이는 돌봄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재정 지속 가능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출액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역시 수급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금 고갈 시점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보험료율 인상, 수급 개시 연령 조정, 다층 연금 체계 강화 등 다양한 대안이 논의되고 있으나, 사회적 합의 도출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돌봄 사각지대 해소 역시 빠르게 풀어야 할 과제다. 독거 노인 수는 전국적으로 200만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농어촌 지역의 경우 방문 요양 서비스 접근성이 도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안부 확인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독거 노인 모니터링 시스템 등 스마트 돌봄 기술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나, 디지털 취약 계층인 고령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기까지는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편적인 대증 처방보다 노인 복지 시스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설 중심 돌봄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노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사회 참여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 변화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관계 부처 합동으로 초고령사회 종합 대응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 빈곤율 감소, 의료-요양 연계 강화, 노인 일자리 질적 개선 등을 망라하는 중장기 계획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초고령사회 원년을 맞아 구조적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