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 온열질환 환자 30% 급증

2026년 7월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기준 온열질환 신고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순한 계절적 변동을 넘어선 수치로,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도시 열섬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수년 전부터 폭염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유발하는 기후 재해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으며, 한반도 역시 이 추세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 이번 통계로 재확인됐다.

폭염, 단순 불쾌감 아닌 공중보건 위기

전문가들은 폭염이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공중보건 위기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2003년 폭염으로 약 7만 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폭염 관련 사망 사례가 매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1세기 중반 이후 한반도의 폭염 발생 빈도가 현재의 2~3배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온열질환 예방 수칙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지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 어떻게 다른가

온열질환은 크게 열사병(Heat Stroke)열탈진(Heat Exhaustion)으로 나뉜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완전히 무너져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고, 의식 저하·경련이 동반되는 의료 응급 상황이다. 반면 열탈진은 과도한 발한으로 인한 수분·전해질 손실이 주된 원인으로, 극심한 피로감·두통·구역질 등이 나타나며 적절히 처치하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신부전·횡문근융해증·다발성 장기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열사병으로 발전한 경우 사망률이 최대 20~30%에 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수분 섭취, 온열질환 예방의 핵심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예방 수칙은 단연 '충분한 수분 섭취'다. 무더운 날씨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매 15~20분마다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셔야 한다. 성인 기준 하루 최소 1.5~2리터의 수분 섭취가 권고되며, 야외 활동 중이라면 이를 훨씬 웃도는 양이 필요하다. 알코올과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이뇨 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도한 당분이 들어간 음료 역시 혈당을 급격히 올려 피로감을 가중시킬 수 있어, 전해질이 균형 잡힌 스포츠 음료나 맹물이 가장 적합하다.

야외 활동 시간대 조절과 의복 선택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는 자외선 지수와 체감 온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로, 이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 모자·양산 등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자외선 차단제(SPF 30 이상)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의복 선택 역시 온열질환 예방의 중요한 요소인데,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통기성 좋은 소재 옷은 체열 발산을 돕고 열 흡수를 최소화한다. 야외에서 작업하거나 운동하는 경우에는 1시간에 한 번 이상 그늘이나 냉방 공간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며, 이 원칙은 건설 현장·농업 종사자 등 야외 근로자에게 특히 중요하다.

취약 계층, 더욱 철저한 보호 필요

노인·어린이·만성 심혈관 질환자·비만인 사람은 체온 조절 능력이 저하돼 있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은 신체의 갈증 감각이 둔해져 탈수 상태에 빠져도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냉방 시설이 갖춰진 실내에서 주요 시간대를 보내도록 강력히 권고하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를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혼자 거주하는 노인의 경우 폭염 중 고립되면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가족·이웃·지역사회의 정기적인 안부 확인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취약 계층 대상 방문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므로, 주변 고위험군이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온열질환 발생 시 응급 대처법

온열질환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의 신속한 응급 대처는 생사를 가를 수 있다. 주변에서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긴 뒤 옷을 느슨하게 해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물을 조금씩 마시게 하고,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목·겨드랑이·서혜부 등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를 집중적으로 식혀주는 것이 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는 행동은 기도 흡인을 초래할 수 있어 절대 금물이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응급 상황 발생 시 주저 없이 119 또는 1339(보건 상담 콜센터)로 연락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열대야 장기화, 면역력 저하로 이중 위협

올여름 기후 전문가들은 현재 폭염이 8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밤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장기화되면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온열질환 위험이 더욱 가중된다. 수면 중에도 신체는 땀을 흘리며 수분을 잃기 때문에, 취침 전 충분한 수분 보충이 권고된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등 냉방 기기를 적절히 활용하되, 실내외 온도 차가 5~8도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조절해 냉방병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심혈관 부담을 예방할 것을 조언한다.

사회적 돌봄과 공동체적 대응이 핵심

폭염은 개인의 주의만으로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사회적 재난의 성격을 지닌다. 혼자 사는 노인 이웃을 수시로 확인하고, 폭염 취약 가구에 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무더위 쉼터 운영 외에도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방문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므로, 주변의 고위험군이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해마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온열질환 예방은 개인 건강 관리를 넘어 공동체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