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24년 기준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섰고, 이와 맞물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솔로 트립'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업계 집계를 보면 1인 숙박·교통 예약 건수는 최근 3년 새 약 40% 이상 늘었다. 처음 혼자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솔로 여행 초심자가 안전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추천 코스 5선과 단계별 준비법을 소개한다.

① 강릉 — 바다와 카페,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도시
강릉은 솔로 트립 입문지로 가장 많이 꼽히는 곳이다. 서울에서 KTX로 약 2시간이면 도착하고, 경포 해변·안목 해변·정동진 등 주요 명소가 반경 15km 이내에 밀집해 있어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하다. 안목 해변 카페 거리는 혼자 앉아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1인 좌석과 바 형식의 테이블을 갖춘 카페가 즐비하다. 저녁에는 중앙시장 곱창 골목에서 혼밥을 즐길 수 있으며, 1인분 주문이 가능한 식당이 많아 초보 솔로 여행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 준다. 1박 2일 코스를 기준으로 숙박비 포함 총 예산은 15만~20만 원 선으로 비교적 경제적이다.

② 경주 — 걷고 싶은 도시, 역사가 길동무 되어 주는 곳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역으로, 걷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는 도시다. 대릉원·첨성대·동궁과 월지를 잇는 도보 코스는 약 3~4km로 2~3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으며, 혼자 천천히 음미하기에 제격이다. 특히 황리단길은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소품샵이 밀집해 있어 혼자서도 사진 찍고 구경하기에 부담 없는 거리로 유명하다. 봄철 벚꽃 시즌(3월 말~4월 초)에는 보문호 주변 산책로가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하며, 해질 무렵 월정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솔로 여행자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경주는 렌터카 없이 시티투어버스(1일권 약 5,500원)만으로도 주요 명소를 모두 돌아볼 수 있어 운전이 부담스러운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③ 통영 — 남해의 보석, 케이블카와 골목이 빛나는 항구 도시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자랑하는 도시다. 미륵산 케이블카(왕복 약 1만 5,000원)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다도해 풍경이 360도로 펼쳐지며, 이 장면은 혼자 올라도 감동이 두 배가 된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좁은 골목을 혼자 누비기에 완벽한 규모로, 평균 30~40분이면 돌아볼 수 있고 사진 스폿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통영 특산물인 꿀빵과 충무김밥은 낱개 구매가 가능해 혼자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대표 간식이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약 4시간 30분 거리이며, 1박 2일 기준 총 예산은 20만~25만 원 수준으로 계획하면 무난하다.

④ 전주 — 한옥마을과 미식 여행, 가장 한국적인 하루
전주 한옥마을은 연간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는 국내 최고 인기 관광지 중 하나이지만, 이른 아침(오전 7~9시)에 방문하면 관광객이 드물어 혼자만의 고즈넉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한복 체험(대여비 1~2만 원)은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며, 촬영 도움을 주는 포토존 스탭이 상주하는 업체도 늘고 있어 솔로 여행자의 불편을 덜어 준다. 전주는 특히 미식 여행에 최적화된 도시로, 콩나물국밥·비빔밥·막걸리·초코파이 등 음식 탐방 리스트를 짜는 것만으로도 하루 일정이 꽉 찬다. 서울에서 KTX로 약 1시간 50분, 전주 시내는 도보 또는 전동킥보드로 이동 가능하며,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1박을 추천한다. 한옥마을 내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는 1박에 2만~4만 원으로 저렴하며, 타 솔로 여행자와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⑤ 제주 — 솔로 트립의 완성판, 제주 동쪽 올레길 코스
제주는 솔로 여행의 종착지이자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국내 여행지다. 처음 혼자 제주를 간다면 렌터카보다 제주 올레길 1코스(시흥~광치기·약 15km)나 7코스(서귀포 올레·약 17.6km)부터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올레길은 잘 정비된 안내 표지판과 앱 기반 코스 안내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지도 초보자도 길을 잃을 걱정이 없으며, 혼자 걸으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제주 동쪽(성산·세화·종달리 일대)은 서쪽보다 한적하고 아담한 감성 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많아 솔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제주는 항공편 가격 변동이 크므로, 출발 3~4주 전 조조 항공편을 예약하면 편도 3만~6만 원대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솔로 트립 전 반드시 챙겨야 할 실전 준비 체크리스트
처음 혼자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몇 가지 기본 준비가 필수다. 첫째, 숙소는 호텔보다 리뷰가 풍부한 게스트하우스나 1인실 특화 숙박 시설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예약 시 '1인 투숙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 여행자 보험은 하루 1,000~2,000원대 저렴한 상품도 있으므로 반드시 가입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스마트폰에 오프라인 지도 앱과 국내 대중교통 앱을 사전에 설치해 두면 데이터 연결이 불안정한 지역에서도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 긴급 연락처와 숙소 주소는 메모장에 따로 저장해 두고, 하루 일정 중 한 번 이상 지인에게 위치를 공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안전을 높이는 방법이다.

솔로 트립은 단순히 혼자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로 세상을 탐색하는 능동적 경험이다. 국내 여행은 언어 장벽이 없고 접근성이 높아 1인 여행 입문으로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다. 위의 5개 코스는 교통·식사·숙박 모두 1인 기준으로 충분히 준비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처음 도전하는 여행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올여름 혹은 가을, 가방 하나 챙겨 혼자만의 여정을 시작해 보자. 낯선 거리에서 마주하는 나 자신의 모습이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