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의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성장률이 4.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 나라의 성장 궤적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대국에 오른 인도는 2030년대 초 일본과 독일을 추월해 세계 3위까지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 경제 성장의 가장 강력한 엔진은 단연 인구 구조다. 유엔 인구기금(UNFPA)은 인도의 인구가 2023년 기준 약 14억 3천만 명으로 중국을 처음 추월했다고 밝혔다. 더 주목할 점은 '중위 연령'이다. 인도의 중위 연령은 약 28세로, 38세를 넘어선 중국이나 48세에 육박하는 일본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젊다. 이 방대한 청년 인구는 노동력 공급과 내수 소비를 동시에 이끌 잠재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인도의 도약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추진한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 시스템은 2023년 한 해 동안 약 1천170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실시간 디지털 결제 생태계로 자리 잡았다. 뭄바이·벵갈루루·하이데라바드를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생태계도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스타트업 강국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수가 110개를 넘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지정학적 호재도 인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을 채택한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를 유력한 대안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인도 내 아이폰 생산 비중을 전체의 14%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삼성전자도 인도 노이다 공장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인도의 제조업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기폭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인도가 '넥스트 차이나'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중한 시각도 공존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프라 격차다. 세계은행은 인도가 2047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려면 향후 15년간 연간 최소 8천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도로·항만·전력망 등 물리적 기반 시설이 여전히 취약한 상태에서 제조업 대국으로의 전환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도의 제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로, 최고조에 달했던 중국의 32%와 비교해 아직 큰 차이가 난다.

교육·기술 격차와 고용의 질 문제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인도는 매년 약 1천만 명의 청년이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이 중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비율은 극히 낮다는 분석이 많다.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청년 실업률은 공식 통계(약 8%)보다 실질적으로 훨씬 높으며, 비공식 노동 비중이 전체 고용의 80%를 상회한다. 풍부한 인구가 '인구 보너스'가 아닌 '인구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이유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성장 경로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있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강력한 국가 주도 투자와 수출 제조업 모델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었다. 반면 인도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서 복잡한 연방 구조와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합의 과정이 정책 실행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토지 수용 문제, 노동 규제, 관료주의적 행정 지연 등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제기하는 불만 사항이다. 인도는 중국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민주적 제도와 서비스 산업 강점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가 아니라 '퍼스트 인디아'가 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주목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IT 서비스 수출국, 빠르게 성장하는 내수 소비 시장, 영어 구사 인력의 글로벌 경쟁력 등 인도만의 강점은 중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갖는다. 모디 정부가 추진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 'PLI(생산연계인센티브)'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인도의 미래 궤적이 결정될 것이다. 인도 경제의 잠재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 잠재력이 현실로 전환되는 속도와 방식에 따라 글로벌 경제 지형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