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2026년 들어 뚜렷하게 가속화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자체적인 시범 운영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화 요구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고용노동부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단계적 시범사업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는 주4일제 도입을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장시간 노동 문화 개선과 일·생활 균형 실현을 위해 법정 근로일수를 주4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돌봄 부담을 가진 노동자들에게 휴식 시간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주4일제가 청년층 고용 확대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신중론 내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주4일제가 인건비 부담 증가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제조업·서비스업 등 현장 인력이 필수적인 업종에서는 주4일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과 달리 인력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 일각에서는 근로시간 총량을 유지하면서 요일을 조정하는 '압축 근무제'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정부는 양측의 입장 차이를 고려해 일률적 도입보다는 업종·규모별 맞춤형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용노동부는 IT·금융·공공기관 등 사무직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단계적 제도화 여부를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사례도 참고 대상으로 거론된다. 영국·아이슬란드·일본 등에서는 주4일제 시범 도입 이후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어, 국내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4일제 논의가 단순한 근로일수 축소를 넘어 한국 사회의 노동 문화 전반을 재설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로시간 단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업무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 유연근무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사정 삼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업종별·규모별 세분화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주4일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논의의 방향 자체는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